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새로운 주거 대책 발표
2024년 6월 19일, 정부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주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대책에는 첫 내 집 마련뿐만 아니라 더 넓은 주택으로의 갈아타기까지 지원하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약 재당첨 제한 같은 기존 주택정책의 원칙을 깨고 집 문제로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결혼과 출산에 따른 특공 기회 2번 더 제공
정부는 앞으로 가구주 본인이 결혼 전 청약에 당첨된 적이 있더라도, 결혼 후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한 번 특공에 당첨된 후 새로 자녀를 출산하면 신생아,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 부양 등 모든 분야의 특공에 한 번 더 청약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기존 특공은 당첨 가능 횟수가 ‘1가구당 평생 1회’였는데, 앞으로는 결혼과 출산에 따라 ‘최대 2회’의 기회를 받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를 낳으면 더 넓은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수요를 반영한 대책입니다.
정부는 연내 관련 규칙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청약 문턱 낮추기
청약 문턱도 낮아집니다.
기존에는 신혼부부 특공 때 혼인신고부터 입주자 모집공고 전까지 내내 무주택을 유지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공고 당시에만 무주택이면 됩니다.
기존에 주택이 있더라도 청약 당첨 후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됩니다.
공공분양 일반공급에서 맞벌이인 경우 순차제(청약통장 납입액 순 당첨)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40%, 추첨제는 200%까지 소득기준을 완화합니다.
기존에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등 구분 없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100%가 기준이었습니다.
민간 분양은 신혼 특공 물량 내 신생아 우선공급 비율을 20%에서 35%로 늘립니다.
공공분양 일반공급에는 신생아 우선공급을 신설해 전체 50%를 할당합니다.
12월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는 등 2만 채 규모의 택지를 발굴해 이 중 1만4000채를 신혼, 출산, 다자녀에게 우선 공급합니다.
공공임대 주택의 혜택 강화
또 올해부터 아이를 새로 낳은 공공임대 거주자에게는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최장 20년간 소득, 자산 기준을 따지지 않도록 해 확실한 ‘출산 메리트’를 주기로 했습니다.
아이 부양을 위해 ‘투잡’을 뛰다가 공공임대 거주자 소득 상한을 넘더라도 가장 어린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자녀 수가 늘어난 공공임대 거주 가구가 희망할 경우 인근의 더 넓은 평형 공공임대를 우선 공급합니다.
기존에는 재공급 절차를 거쳐 경쟁을 뚫어야 했습니다.
신생아대출 확대 효과와 그 한계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출산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기준을 연 2억5000만 원까지 3년 한시로 추가 완화합니다.
정부는 4월 올해 7월부터 상한선을 1억3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늘린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신생아 특례대출 기준 완화 대상에 해당하는 연소득 2억∼2억5000만 원인 신혼부부는 전체 신혼가구 중 약 2%에 불과합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빚을 내 집을 매입하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고 전셋값도 불안해질 수 있다”며 “부채 증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도권에서의 특공 재당첨 허용 문제
특공 재당첨 허용 역시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서는 경쟁이 치열해 혜택을 보는 사람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4월 신생아 특공이 처음 도입된 공공분양인 경기 성남시 성남신촌A2블록(엘리프 성남신촌)에서는 11채 모집에 679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61.7 대 1이었습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정부가 정책의 원칙을 바꿀 정도로 저출생을 중요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특공이 나올 아파트의 분양 자체가 늘어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