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만에 독성연기에 갇혔다…물로 잡기 힘든 '리튬전지 화마'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리튬 일차전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큰 인명 피해를 초래했습니다.
이 화재는 24일 오전 10시 30분에 발생했으며, 근로자 2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시간은 근무시간이었으며, 공장 2층에서 일어난 화재로 인해 많은 근로자들이 고립되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실종자 1명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 중입니다.
화재 발생과 초기 대응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화재 당시 공장의 근무자는 총 67명이었습니다.
1층에 15명, 2층에 52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1층에 있던 근로자들은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하지만 2층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화재로 인해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30여 명은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등 대피에 성공했으나, 22명은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화재의 원인과 배경
소방 당국은 배터리 포장 작업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성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배터리에서 흰 연기가 나며 갑자기 발화했고, 15초 만에 연기가 작업장 전체를 뒤덮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로자가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했으나, 리튬 화재는 모래 등으로 꺼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소화기로는 진화가 불가능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곳이 2층 출입구 쪽이어서 대피가 어려웠으며, 많은 근로자들이 작업장 안으로 더 깊게 들어갔습니다.
이로 인해 짧은 시간에 유독가스가 퍼졌고, 사망한 근로자 대부분이 2층 작업장 안쪽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리튬 일차전지의 위험성
리튬 일차전지에 사용되는 염화티오닐(SOCl2)은 무색 액체로, 섭씨 140도 이상에서 염소 가스를 발생시킵니다.
물에 닿으면 독성 물질인 염화수소와 이산화황을 배출하여 더욱 위험해집니다.
탈출한 직원들은 1층은 대피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2층은 연기가 심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다수 포함된 인명 피해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망자 22명 중 20명이 외국인이었고, 실종자 1명도 중국인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정규직이 아닌 용역 회사 소속 일용직이었으며,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피해가 컸다고 밝혔습니다.
사고가 난 공장 2층은 1200㎡ 크기로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탈출 경로와 구조의 어려움
당시 2층 근로자들이 탈출할 수 있는 계단은 2개였으나, 1개는 사무실 쪽에 있어 작업장 근로자들이 대부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계단 모두 문이 잠겨 있거나 폐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로자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고립된 원인으로 당시 공장에 보관된 전지 3만5000여 개가 지목됩니다.
소방 관계자는 보관된 전지 대부분이 지름 30㎝, 높이 45㎝ 크기의 군용 리튬 일차전지였으며, 이 전지들이 연쇄 폭발하면서 직원들이 계단으로 탈출하지 못했다고 추정했습니다.
현장 방문과 수색 작업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오후 화재 현장을 방문하여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구조대는 사고가 발생한 지 5시간이 지나서야 수색을 시작했으며, 오후 11시가 되도록 실종자 1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선착대가 도착할 당시 배터리가 수시로 폭발하여 급격히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고, 구조대원의 내부 수색도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실종 직원들은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잡히지 않아 파악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향후 계획과 조사
화재의 최초 발화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25일 합동 감식을 실시하여 구체적인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할 계획입니다.
또한 소방 시설이 적절하게 설치되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입니다.